[퍼실리테이션]모호성 회피가 막는 혁신, 이렇게 뚫는다

 ▲ 불확실성을 다루는 기술 ©회의설계소

모호성 회피가 막는 혁신, 이렇게 뚫는다

📉 모호성 회피란 무엇인가?

우리는 매일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직면합니다.

점심 메뉴를 고르는 사소한 일부터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결정까지,

인간의 삶은 끊임없는 의사결정의 연속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현상이 하나 있습니다.

사람들은 불확실한 상황보다는 확실한 상황을 압도적으로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모호성 회피(Ambiguity Aversion)'라고 부릅니다.

모호성 회피는 사람들이 결과의 확률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선택지를

불확실한 확률의 선택지보다 선호하는 현상을 말합니다(출처 : Newristics). 이는 단순한 위험 회피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 위험 회피 : 손실 가능성 자체를 피하려는 것
• 모호성 회피 : 확률 자체가 불분명한 상황을 기피하는 것

🏺 엘스버그 역설 (Ellsberg Paradox)

1961년 경제학자 다니엘 엘스버그(Daniel Ellsberg)가 제시한 유명한 실험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실험 설정

• 🏺 첫 번째 항아리: 빨간 공 50개 + 검은 공 50개 (명확한 비율)
• 🏺 두 번째 항아리: 빨간 공 + 검은 공 총 100개 (불명확한 비율)

결과

•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 번째 항아리보다 첫 번째 항아리에서 공을 뽑는 것을 선호합니다.
• 수학적으로는 두 항아리 모두 빨간 공을 뽑을 확률이 동일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 왜 모호성 회피가 발생하는가?

모호성 회피가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 심리적 메커니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1️⃣ 인지적 부담의 회피

불확실한 정보를 처리하는 것은 상당한 정신적 에너지를 요구합니다. 우리의 뇌는 효율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복잡한 계산이나 추론이 필요한 상황보다는 명확한 정보가 주어진 상황을 선호합니다(The Decision Lab).

2️⃣ 통제감의 욕구

인간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고 통제하고 싶어하는 본능적 욕구가 있습니다. 모호한 상황에서는 이런 통제감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반면 확률이 명확한 상황에서는 최소한 자신이 무엇을 선택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3️⃣ 진화적 적응의 결과

우리 조상들에게 불확실한 상황은 종종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을 의미했습니다. 따라서 확실하지 않은 것보다는 확실한 것을 선택하는 경향이 생존에 유리했고, 이것이 현대인에게도 유전적으로 전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4️⃣ 손실에 대한 두려움

모호한 상황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하게 됩니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모호성 회피가 부정적 결과에 대한 기대보다는 불확실한 선택지에 대한 일반적인 주의 깊음을 반영한다고 합니다(Frontiers in Psychology).

⚠️ 모호성 회피가 초래하는 문제들

모호성 회피 자체는 자연스러운 인간의 특성이지만, 이것이 의사결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상당합니다.

📊 기회비용의 증가

• 불확실하지만 잠재적으로 더 나은 선택지를 포기하고 확실하지만 평범한 선택지를 고르게 됩니다.
• 이는 개인이나 조직의 성장 기회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 혁신의 저해

• 새로운 아이디어나 창업, 신사업 개발 등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을 동반합니다.
• 모호성 회피가 강할수록 이런 혁신적 시도를 회피하게 됩니다.

👥 집단사고의 강화

• 팀이나 조직에서 구성원들이 모두 모호성을 회피하려 할 때,
•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 결정만 내리게 되어 창의성과 다양성이 감소합니다.

🎯 퍼실리테이터의 개입 전략

퍼실리테이터는 집단 의사결정 과정에서 모호성 회피로 인한 편향을 줄이는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전략들이 효과적입니다.

1️⃣ 구조화된 의사결정 프로세스 도입

모호한 상황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불확실한 요소들을 명시적으로 나열하고, 각각에 대해 가능한 시나리오들을 구체적으로 탐색하게 합니다(UNC Operational Excellence).

2️⃣ 심리적 안전감 조성

참가자들이 불확실성에 대해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듭니다. "모르겠습니다"거나 "확실하지 않습니다"고 말하는 것이 약점이 아니라 정직함의 표현임을 강조합니다(Voltage Control).

3️⃣ 다양한 관점의 의도적 수집

'악마의 변호인(Devil's Advocate)'과 같은 기법을 활용하여 다양한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게 합니다. 이는 확실해 보이는 선택지의 숨겨진 리스크를 발견하고, 불확실한 선택지의 잠재적 이익을 탐색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4️⃣ 단계적 의사결정 구조 제안

큰 결정을 작은 단계들로 나누어, 각 단계에서 학습하고 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는 전체적인 불확실성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줄여줍니다.

5️⃣ 바이어스 인식 교육

참가자들이 자신의 모호성 회피 경향을 스스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자각이 있을 때만 편향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사례: 신제품 출시 의사결정

다음과 같은 가상의 상황을 생각해보겠습니다.

한 IT 회사에서 새로운 모바일 앱 출시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 선택지 A: 검증된 기능의 앱

• ✅ 기존 시장에서 검증된 기능
• ⚠️ 경쟁이 치열하지만 시장 규모와 고객 반응을 어느 정도 예측 가능
• 📊 중간 정도의 성공 확률, 중간 정도의 수익

🔴 선택지 B: 혁신적 앱

• 🚀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혁신적 앱
• 💎 성공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음
• ❓ 시장 반응을 전혀 예측할 수 없음

🎭 퍼실리테이터의 개입 과정

일반적인 회의에서는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선택지 A를 선호할 것입니다.

하지만 숙련된 퍼실리테이터라면 다음과 같이 개입할 수 있습니다.

1단계: 불확실성 명시화 🔍

• "선택지 A도 완전히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경쟁사의 대응, 시장 변화 등 여러 변수가 있습니다."

2단계: 구체적 분석 📊

• "새로운 개념이라고 해서 완전히 예측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 사용자 조사, 프로토타입 테스트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3단계: 단계적 접근 제안 🪜

• "선택지 B를 위한 소규모 파일럿 프로젝트부터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 3개월 후 결과를 보고 다음 단계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4단계: 잠재적 리스크 분석 ⏰

• "5년 후를 생각해보세요. 어떤 선택을 했을 때 더 후회할 것 같습니까?"

이런 방식으로 진행하면 참가자들은 단순히 확실한 것을 선택하는 대신,

더 균형 잡힌 시각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됩니다.

🎯 마무리하며

모호성 회피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특성입니다.

하지만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이런 특성이 때로는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특히 집단 의사결정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퍼실리테이터는 이런 편향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지만, 그 영향을 최소화하고 더 나은 의사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핵심은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체계적으로 다루는 능력을 집단이 갖추도록 돕는 것입니다.

결국 좋은 의사결정이란 확실한 것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 속에서도 합리적이고 창의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능력을 기르는 것이야말로 개인과 조직이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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